명재네의 고군분투 이야기

운영자
2022-01-04
조회수 713



에휴;;  잘먹어도 걱정, 안먹어도 걱정이야....

아이를 돌보는 엄마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입니다.

집중 항암을 하는 동안에 아이들은 독한 항암제 부작용중에 하나인 구토로 음식을 멀리하기도 하고 스테로이드 복용 기간에는 폭발하는 식욕 때문에 닥치는대로 음식을 먹으려 들기도 합니다. 엄마들도 제발 뭐라도 조금만 먹었으면 하는 절절함과 이렇게 먹어도 될지 걱정이야,,, 하는 기우 사이를 오락가락 하죠.

이렇게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에 식이가 큰 숙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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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있을때는 우선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 위주로 아이에게 먹였고, 주변 선배 엄마들에 조언을 귀담아 들으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하지만 낯설은 병에대한 얕은 지식때문에 막막하기만 하더라구요.

그러다 병원 생활이 예상보다 길어지다보니 아이가 점점 병원 식단에 물려하고 항암으로 입맛도 떨어져 뭐라도 먹여봐야겠다는 심정으로 이것저것 먹일 수 있는 방법들을 적극적으로 궁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극도로 면역력이 떨어진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병원에서 조리 해 먹이는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배달음식이나 레토르트 음식을 먹이기에는 아픈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죠. (물론 지금은 레토르트 또한 엄청 사랑하게 되었습니다만,,,, 미안 명재야,,,,ㅠㅠ)


그래서 광주에있는 아빠에게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미리 조리해서 잘 소독한 용기에 담은 다음 한번 먹일만큼 소분하고 진공포장 하여 받아 먹이기 시작 했습니다

메론이나 수박처럼 커다란 과일도 미리 잘라 소독된 용기에 넣어 진공포장하여 하루이틀 먹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그때부터 제 진공포장 사랑이 시작된 듯 합니다.

지금은 간식으로 빵을사도 하루 먹일 걸 제외하고는 모두 진공 또는 밀봉하여 냉동시켜 보관 해 놓습니다. 생선이나 해산물도 그때그때 조리해서 먹여햐 하니 미리 씻고 다듬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소분하여 밀봉한 다음 냉동시키죠. 아이가 아프기전에도 식재료를 위생봉투에 넣어 보관하긴 했지만 달라진 점이라면 진공포장팩에 밀봉하여 조금 더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할려고 노력 한다는 점입니다.

확실히 일반 위생봉투에 저장하는 것보다 성애가 끼는 것도 줄어드는거 보니 안심이 됩니다.

어느덧 1년여간의 길고 긴 집중치료를 우여곡절 끝에 마치고나니 아이에 퇴원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행복함과 동시에 하루 세끼 이상의 아이 식사와 간식을 챙겨야 하는 엄마로써의 중압감도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아이에게 엄마가 설계한 식이로 영양 관리를 하며 항암 마무리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무가 온전히 저에게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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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먹일 수 있는 음식이 무엇일까. 아이가 먹고싶어하는 것과 먹일 수 있는것과의 타협도 필요했습니다. 생선초밥을 사랑하는 아이에게 타협하여 좋아하는 소고기를 얹어 초밥을 만들어 주었으며, 햄버거를 먹고싶어 하는 아이에게 떡갈비패티를 굽고 볶은 양배추를 넣은 수제 버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백프로 만족 할 수는 없지만 서로 타협하는 방법들을 강구하면서 같이 노력 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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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4학년인 남자아이다보니 소스가 들어있는 음식을 먹는걸 좋아합니다.
캐찹 마요네스 스테이크소스 스파게티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게 요새는 일회용 소스도 많이 나오고 개별 소포장 된 요리 키트들이 많아서 제 수고로움이 덜어져 감사할 나름이죠.

케잌을 먹고싶어하기에 브라우니 만들기나 팬케익 믹스를 사서 구운다음 휘핑크림을 얹고 과자 초콜렛을 올려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바깥 활동을 하기는 어려우니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이렇게 아이와함께 요리를 하면서 즐거움을 찾아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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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모 찬스도 씁니다. 손재주가 좋은 이모 덕분에 천연 아이스크림을 얻어다 먹기도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해서 저도 만드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건가 고민 중입니다. 

팥빙수 만들기로 조금 만회를 해볼려고 아이들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살균제품으로 팥이나 연유 시럽등을 준비 하고 콩고물도 준비 합니다. 얼음 대신 멸균 우유를 냉동실에 미리 얼려 우유빙수를 만들었죠. 강판에 우유를 갈고 팥 떡 젤리 과자를 그리고 연유와 시럽을 아이들 맘껏 부은 다음 마지막 비장에 카드 우리 딸 아이디어로 와다닥이라는 과자를 부어주면 완성입니다. 먹어보신 분 있으실지 모르지만 입에 넣으면 톡톡 터지는 사탕입니다. 요게 아이들에 식감을 자극하면서 꽤나 즐거움을 주었기에 우리에 비밀 레시피로 하기로 할 정도였어요. 히트 상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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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때그때 조리해서 먹야야하니 종일 다듬고 찌고 볶고, 식기들은 항상 깨끗하게 씻어 청결을 유지해야 하기에 하루종일 설거지가 끝도없이 쌓여갑니다. 정작 아이를 위한 상을 차리고 보면 나는 식탁 한귀퉁이에 앉아 달달한 커피 한잔으로 서둘러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움직여 봅니다. 

하지만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입원 치료가 끝나고 온 가족이 곤히 잠들어 있는 방에서 살며시 아침에 눈을 뜨면 간혹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지난 시간이 꿈이었던가?... 또 언젠가는 이런 생각을 하겠죠. 우리 아이가 아팠던 이 시간들이 다 지나고 나면 그래... 그땐 그렇게 치열하게 아이와 지내던 시간이 우리에게는 하나에 추억이 되었구나..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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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따뜻한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여 이 병마를 말끔히 떨쳐 내야하는 것이 우리가족에 미션입니다. 서툴렀던 많은것들이 익숙 해 질 때쯤엔 아이가 건강해지고 우리 가족 모두 훨씬 더 단단해져 있을 그날이 올 것 이라고 믿고 한발 한발 더디지만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희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계실 환우가족 여러분, 여러분들에 고군분투를 항상 응원합니다.

 우리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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